매년 블로그 관리하겠다는 생각을 새해에만 해서 1년에 한번 글이 올라는 블로그가 됨....어이없어.

 

1. 올해 무엇을 하였느냐

 

농담 아니고 1년 동안 알차게 데스티니 가디언즈만 했다. 다른 걸 한 기억이 없음.

 

시작은 모 게임스토리 요약 유투브 채널에서 데스티니 가디언즈 스토리 영상을 봤던 건데 

 

나는 몇년전에 이 게임을 혼자서 깔짝거렸던 시기가 있었다. 배경도 너무 아름답고 FPS게임이지만 판타지와 SF가 아주 조화롭게 섞여 있는 세계관 설정에 전투 방식, 스토리도 매우 흥미 진진 (이라지만 사실 그때는 스토리 전혀 몰랐음) 그리고 케이드_6라는 쾌활한 NPC 친구도 있으니 (이때 이미 사망했음) 안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너무 불친절 하기도 했고 애초에 이어1(붉은 전쟁, 오시리스의 저주, 전쟁지능) 스토리 디엘씨를 무료로 풀어서 시작했던거라서 스토리를 다 보고 나니 뭘 해야할지 몰라 그냥 그대로 접었었다.

 

그러다가 제대로 스토리를 파고 싶어져서 다시 시작하게 된건데 다만 이번엔 다른 점이 있었으니 두명의 친구와 함께 게임을 하게 된 것이었다. 원래라면 그냥 저번처럼 스토리만 조금 밀다가 적당히 손을 떼었을텐데 친구들과 매일 함께 플레이 하는게 너무 즐거워서 평일 주말 공휴일 명절 가리지 않고 저녁 먹고 난 뒤 여가시간에 반드시 모여 게임을 한지가 1년이 다 되어간다. 

 

외계인 미소녀 피규어와 우리 화력팀

 

운동이니 투자니 자기계발 하는 갓반인인척 하더니 갑자기 왠 게임이나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나의 작년은 

 

엘든링이 없었다면 코시국에 격리되어 미쳐버렸을 나

이랬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게임 하나를 너무 알차게 오래 한 덕에 다른 게임은 거의 못했다. 중간에 미니 모터웨이라고 도로를 깔아 사람들 출퇴근 하는 게임을 미친듯이 하긴 했는데 뒤로 갈수록 억까가 너무 심해서 관뒀다. (애초에 직장인이 직장인을 출퇴근 시키는 악행을 저질렀으니)  

 

게임만 못한거면 괜찮지만 다른 알차게 살았다고 할 만한 일도 거의 하지 않았다. 신년에는 사놓고 안한 게임들도 하면서 블로그도 좀 하면서 커리어 공부도 하면서 투자 공부도 하면서 외국어 공부도 하면서 책도 읽으면서 지내는 것이 목표이다.

 

 

2.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구구절절 길게 썼다가 걍 다 지우고...2023년 한해동안 있었던 일.

 

가족들 나빼고 다 코로나 걸림.... 아파트 파이프 터져서 우리집에서 공사함..... 버스 하차하다가 문에 발 껴서 넘어져 사고남... 연말에 온가족 독감 걸림.... 이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뭔가 마가 꼈나 싶지만 사실 엄청 심각한 일은 없었다. 이정도로 지나가서 참 다행이다 싶다.

 

3. 퇴보

 

20년도 즈음부터 좋은 습관을 들이려고 나름 많은 노력을 했었다. 

 

산책, 운동, 가계부 쓰기, 재테크 같은 것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산책말고는 살아남은게 없다. 한마디로 퇴보했다고 할 수 있겠다..

 

원래는 쓸데없이 신년에 바람들어가서 일 벌리고 하는 짓(ex. 다이어리 돈주고 사기, 공부한다고 새책 사기, 새해 계획짜기)은 하지말자는 주의인데 이제는 그런 동력이라도 필요한 것 같아서 신년기분이라도 내보려고 한다. 이미 새해도 2주차가 되었지만...뭐 원래 새해는 구정부터지!

 

올해도 열심히 살아보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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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운동을 시작했다

 

2021년도 말부터 복싱을 배우기 시작했다.

 

 연말보다는 연초가 뭔가를 시작하기에 좋겠지만 너무 연초에 모든 도전을 밀어 넣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 반 그리고 쓸데 없는 고민 없이 바로 결제를 해야 시작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상담 받은 다음 날 퇴근길에 들러 바로 결제를 했다.

다른 체육관은 어떻게 커리큘럼이 짜여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다닌 곳은 총 50회의 초보자 코스가 있고 주말에는 무조건 휴관, 주중에는 원하는 만큼 출석하면 되는 방식이었다. 회당이 아니라 월 회비로 결제되기 때문에 3개월 과정이면 초보자 과정은 수료하겠지 하고 결제했는데 결과적으로 후에 회비가 올라서 잘했다고 생각했다.

 

 2021년도부터 꾸준히 걷기를 했기 때문에 아주 쓰레기 몸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걷기는 그냥 인간의 기본 소양일 뿐이고 복싱 스텝을 배운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양 쪽 정강이에 고통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딱히 어디에 부딪힌 것도 아니라서 계속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관장님에게 상담했더니 피로골절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진지하게 정형외과에 가야하나 했는데 미세 골절이라 과하게 움직이지만 않으면 될거라며 뛰는 동작을 반복해야하는 원스텝 대신 한 발 씩 이동하는 투스텝으로 모든 자세를 익히기 시작했다.

완전히 휴식을 가진게 아니고 운동을 완전 포기하고 쉬어버리면 습관을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관장님의 제안으로 인해 투스텝으로도 계속 운동을 해서 그런가 자세 연습은 가능했지만 통증이 완전 사라지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초보자 과정이 거의 끝나갈 때 쯤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체육관에서도 물 마실 때 빼면 마스크도 안벗고 나름 조심했는데 회사에서 옮아버려서 달리 방법이 없었다. 꽤나 몸이 축나기도 했고 전염에 대한 공포도 있어서 한달 정도는 족히 쉬었던 것 같다. 이후 다시 복귀해서 무사히 초보자 과정을 수료하고 그 뒤에도 하던대로 기초를 연습하고 콤비네이션을 매일 다르게 해가며 운동했다.

 

 그러다가 중간에 회원들이 많아지면서 체육관을 늘리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체육관마다 프로그램을 달리 하게 되어서 수료자들을 위한 체력단련 과정을 들을지 아니면 콤비네이션 위주로 할지 정해야 했다. 나는 코어나 근력이 부족해서 자세가 자꾸 무너지는 것 같아서 체력단련 과정을 들으려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의 체육관과 신설 체육관을 계속 오가고, 바뀐 프로그램에 적응하고 새로운 코치에게 훈련 받는 등의 변화를 계속 겪어야만 했다. 변화가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지만 회사에서도 그즈음 스트레스 받을 일이 계속 생겼는데 그 와중에 계속해서 적응을 새로 해야하고 그런 부분이 점차 피로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체력단련 프로그램에서 내 깜냥보다 과하게 운동을 하다가 심하게 근육통이 와서 팔을 어깨보다 높이 들 수조차 없게 되었다. 일주일정도 지속된 통증 때문에 병원까지 다녀오자 이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실 복싱은 격한 운동이라서 체중 감량에 대한 기대도 있었는데 중간에 코로나를 겪으며 식이에 대해서도 흐지부지 되고 (하지만 사실상 먹는건 똑같이 식단 할 때처럼 먹음 그냥 귀찮아서 다이어트 간편식을 선택한거라) 계속 되는 야근으로 빠지는 일도 많다 보니 체력이 붙거나 살이 빠지는 성과보다는 운동을 매일 가야하는 강박 때문에 스트레스만 받는 날들이 늘어났다. 그래도 중간에 쉬면 다시 운동을 시작하기 더 힘들거라는 생각(이거도 강박인듯...) 때문에 꾸역꾸역 나갔었는데 11월에는 정말 주에 3회도 나가기 힘들 정도로 일이며 사생활이며 바빠져서 그냥 쉬게 되었다. 

 

 이제와서 말이지만 그냥 그만두고 싶어졌던 것도 맞는 것 같다. 겨우 친해졌던 스텝들이랑은 서로 다른 체육관에 있게 되면서 보기 힘들어지고 그나마 재미를 느끼던 콤비네이션은 수업 내에서 비중이 적어지고 체력단련은 단체수업이라 주변 사람들 따라하다가 뱁새 가랑이 찢어져버리고...

게다가 복싱은 결국 격투기라서 기본기 이후에는 스파링이 필수인데 이부분이 나에겐 너무 안맞았다...안맞는데 수업에서는 계속 강요 당하니까 스파링 있는 날은 너무 고통스러웠음... 사실 스파링이라고 해도 맞아가며 하는 일은 전혀 없고 대부분 허공에 휘두르거나 일방적으로 나만 때리는 수업이었는데도 ..ㅠ

 

 어쨋든 겁도 없이 처음해보는 복싱을 일년 가까이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일년에 훨씬 못미치겠지만ㅋㅋㅋ) 했다는거에 만족한다. 살도 좀 빠졌었고...(과거형인 이유는 아마 지금은 좀 쪘을거라서) 얘기 하다보니 그냥 운동하기 싫어져서 그만 둔것 같지만 (사실 맞음..) 체육관에 가면 운동하는 시간이 2시간 정도 되는데 퇴근 후에 운동말고는 아무것도 안하게 되어서 새해에는 좀 우선순위를 바꿔 커리어쪽에 시간을 쏟아야 겠다는 생각도 컸다. 말은 이래놓고 아직 어떻게 해야할지는 못 정했다.

그래도 퇴근하고 외부에서 뭔가 하면 그 일에 집중이 가능하다는 건 알았으니 어떤 일을 어디서 할지만 정하면 될 것 같다.

 

아마도.....?

 

운동도 당연히 계속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복싱을 다시 다닐지 아님 새로운 운동을 할지는 고민 중.... 


2. 코로나에 걸렸다

 

코로나에 걸렸다는 건.....사실 특별히 이야기 할만한 것은 없다. 본사에서 온 사람들이 단체로 코로나 감염이 된 상태로 우리 사무실에 왔었고, 그후 나를 포함한 몇몇이 감염되었다. 이틀정도는 크게 앓고 그 이후에는 방에서 좀처럼 나가지 못하고 (부모님이 철저하게 격리 시켰다.) 히키코모리처럼 방에서 2리터 생수병을 매일매일 들이키며 밥먹거나 자거나 컴퓨터만 했다. 마침 2월에 출시한 엘든링을 할 수 있어서 딱히 답답함은 못 느꼈던 것 같다. 오픈월드 세상 속에서 실컷 여행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격리 해제 전 며칠은 업무가 많아서 재택근무를 했다. 이전에 재택근무가 몇번 있어서 그나마 갑작스런 격리에도 재택은 무난하게 가능했었다. 하지만 난 집에서는 정말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라서 꽤나 고역이기도 했다. 

 


3. 블로그 챌린지에 도전하다

 

6월부터 시작된 네이버 블로그 챌린지 2탄 주간일기를 참여했다.

 

사실 1탄 때 도중에 중단 된 것도 마음에 안들고, 그나마 참여했던 블로그 중 하나는 조건 하나 틀렸다고 아예 인정이 안되어서 꽤나 빈정이 상했기 때문에 안해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블로그를 다시 시작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제대로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 연습삼에 주간일기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품도 쪼오금 기대를 하긴 했었지만 ㅋㅋㅋㅋㅋ 결국 하나도 얻은건 없었다. 5만원 조차 당첨 되지 않음.

하지만 참여 인원이 꽤 많았어서... 애초에 기대를 안하는게 좋았던 것 같다.

 

그래도 원래 취미로 블로그를 하던 시절보다 더 주기적으로 업로드 했던 건 좋은 경험이 됐다. 평소에 게을러서 주말 외출도 별로 안좋아하지만 블로그에 쓸 거리가 필요하니까 최대한 여기저기 많이 다니기도 했고 사진을 열심히 찍어 기록하기도 하고 생각보다는 즐겁게 참여 했던 것 같다.

 

원래 이 블로그도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려고 만든 것인데 꼴랑 글 하나 쓰고 1년 넘게 방치한 꼴이 되어서 ㅋㅋㅋ

생각보다 작은 것이라도 시작할 계기가 꽤나 중요한 것 같다...

 

꽤나 쌓인 주간일기는 가끔가다 다시 읽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있다. 다만 예전에는 블로그가 일기인게 당연한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다들 정보성이 많고 재태크 수단으로 많이 쓰이다 보니 다들 일기로 유입되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고 예전부터 블로그를 하던 친한 사람들이나 좀 들어와서 봐주는 수준이었다.

 

티스토리든 네이버든 블로그를 다시 제대로 시작하게 된다면 그때도 나는 유입을 위해 정보를 쓰는 것 보다는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절주절 쓰는 블로그를 하게 될 것 같지만 일기보다는 좀 더 주제를 가지고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는 주간 일기는 좋은 연습이 되었다.

 

4. 습관을 유지하다

 

뭐 대단한 습관은 없지만 작년에 만들었던 습관 중에 몇 개는 지속 중이다.

 

일단 어플을 이용한 가계부쓰기...주말에 몰아쓰는건 여전하지만 꾸준히 쓰고 있다. 기록만 하고 계획에 맞춘 지출은 그다지 이루지 못하고 있지만 ㅋㅋㅋㅋ 파킹 통장이나 캐쉬백을 주는 지역화폐들을 이용해서 쏠쏠하게 작은 돈을 돌려 받기도 하고 나름대로 잘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새해에는 지출은 줄이고 수입원은 늘리는 것을 목표로....(매해 보는 새해목표)

 

두번째로는 걷기. 복싱을 시작하면서 따로 시간내서 걷는 일은 줄어들었다. 런데이 어플을 켜서 걷기 기록하는 일도 덕분에 안하게 됐는데 대신 토스 만보기는 꾸준히 하고 있다. 하지만 만보기에서 방문 포인트를 주던 장소들이 대폭 줄어서 이제 집까지 걸어오기만 해도 백원 씩 줍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노잼....) 걷기도 주기적으로 하는 일이 줄다보니 만보기 자체도 자주 까먹고...

대신에 주말에 산책 나가는 것은 복싱이나 다른 운동과는 상관없이 취미생활이 되었다. 집 근처에 큰 공원이 있기도 하고 걸으며 생각 정리 하거나 그냥 멍하니 계절감을 느끼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져서 주말의 하루는 꼭 나가고 있다. 복싱을 쉬면서 요즘은 평일에도 자주 걷고 온다. 너무 춥고 어두워서 그냥 걷기에만 집중하고 들어오지만...그것만으로도 좋은 것 같다. 

 

어째 쓰고나니 죄다 주말에 몰아 하는 일 같다. 평일에도 퇴근 후 시간을 알차게 쓰고 싶어서 항상 고민 중이다.

 

새해에 새롭게 만들고 싶은 습관은 저녁에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블로그 쓰기, 소비만 하고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 쓰기가 있다... 사실 매해 소망이라서 새삼 쓰기가 민망하네... 

그리고 무엇보다도 커리어 쪽으로 노력하기! 이직을 하든 전직을 하든 올해는 진짜 제대로 된 새 포폴을 만들고 싶다...

 

이 글 다음에 또 내년의 한해 돌아보기 글이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2022년 고생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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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의 첫 글이지만 연말이기도 하기에 첫 글로는 다소 갑작스러울지도 모르지만

2021년 한해를 돌아보며 잘한 일과 아쉬운 부분을 써볼까 한다.

 

일단은 잘한 일 부터

 

1.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원래 나의 돈 관리는 매우 단순했는데 , 나는 내 손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러니까 대학생 시절 알바를 시작했을 때부터 돈을 모으는 나름의 규칙이 있었다. 바로 버는 돈의 반은 무조건 저금하기. 버는 돈의 크기는 상관없이 무조건 반을, 50만을 벌어도 25만을 저금하고 20만원을 벌어도 10만원은 저금 하는 식이었다. 덕분에 이 방법으로 늘 몫돈이 생기긴 했는데 한 번도 내 뜻대로 써본적은 없다. 백만원 단위의 손이 생기기가 무섭게 가족이 손을 벌리고 남은 몇십만원의 돈은 알바가 없는 동안의 생활비로 흐지부지 써버려서 목돈으로 할 수 있었을 많은 일들을 못하고 지내왔다.

 

학창시절에도 주기적으로 받는 용돈도 없고 필요할 때 타쓰는 돈을 조금씩 남겨서 원하는 걸 사고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계속 일을 하며 직접 돈을 벌었다. 짠순이 기질이 당연히 있지만 돈을 미친듯이 벌고싶어서 모으기보다는 그냥 절약이 습관이고 목돈 모으는것 자체를 좋아서 모았던거라 목적이 없이 일정 비율을 모으고 남는 돈은 마음대로 쓰는 식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점점 버는 돈도 늘고 버는 돈의 반만 저금하자는 신념에서 저금액을 늘려야할 필요성을 느껴서, 원래 생활비로 쓰던 돈에서 절약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게 됐다. 원래는 저금하고 남은 돈이라는 정해진 금액이 있으니 지출을 거기에 맞추는 식이라 딱히 가계부를 쓸 필요를 못느꼈지만, 이제는 제대로 쓸 곳에는 쓰고 아낄 곳에는 아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계부를 수기로 쓰는 건 처음부터 무리라고 생각했다. 매일 저녁에 기록을 해야 밀리지 않을 텐데, 당일에 쓰고 적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카드대금 결제나 교통카드 출금처럼 내가 까먹는 사이 나가는 돈도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기로만 기록하면 어느순간 게을러져서 미루게 된다는 단점도 있었다. 결국 돈을 쓰는 순간순간 기록이 가능한 휴대폰 어플을 쓰기로 했다. 내가 사용한 어플은 편한 가계부였는데, 여러개를 다 써본 것은 아니고 기본적인 부분은 다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가장 리뷰가 좋은 것들 중에서 무료이면서 내가 원하는 기능이 다 들어있는 어플이었기에 사용하게 되었다. 2월 중순부터 쓰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초반에는 돈을 쓸 때마다 폰을 꺼내서 기록했지만 어쩌다 바빠서 나중에 써야지 하고 까먹어서 누락되는 일이 있다보니 결국은 주말쯤에 몰아서 확인하고 쓰게 되었다. 나름 일주일의 소비생활이 복기되는 부분은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연초부터 연말까지 꾸준히 가계부를 작성해본 결과, 가계부를 쓰는 것 자체가 돈을 아껴주는 건 아니라는걸 알게 되었다. 그냥 많이 쓴 달은 아 많이 썼구나... 적게 쓴 달은 이번달은 선방했구나, 하는 정도의 감회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여러개의 통장의 잔고가 확실하게 파악되니 가지고 있는 돈을 관리하기가 수월해졌다. 또한 통장 관리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좀 더 이자를 많이 받을 수 있다거나, 용도 별로 나눠쓰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면서 재태크 공부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아직은 초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박 겉핥기 수준이지만, 돈을 무슨 장작처럼 쌓아두기만 하던 시절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늘어나는 잔고를 보며 뿌듯해 하기도, 훨씬 많이 모으고 불리는 남들과 비교하며 우울해 하기도 했다. 

 

12월에 들어서는 지출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많아서 좀 걱정은 되지만 연말이라서 그렇다고 애써 외면 해본다. 내년에도 이 습관을 쭉 이어가며 제대로 절약하고 재산을 불려나가고 싶다.

 

2. 각종 재태크를 시작했다.

 

재태크라고 해도 별거 없긴 하다. 원래는 정말 적금에 돈을 붓고 만기가 되면 다시 예금에 쳐박아 둔 뒤 새로 버는 돈을 적금으로 모으는 것만 해왔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초년생은 이정도만 꾸준히 해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돈이 모여있는 시스템이니까. 은행이자가 너무 짜서 물가상승률을 생각하면 손해니 뭐니 하지만 그냥 어디에도 모아놓지 않는 것보다는 확실하고 은행이자가 짜다고 해도 현금을 그냥 들고 있는 것 보다야 나으니까. 어느정도 돈이 불어나면 그때부터 어떻게 불릴지 고민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제대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것도 남들보다 늦었는데 심지어 중간까지 꾸준히 잘 모은 돈을 가족으로 인해 싹 긁어서 내놔야 했다.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모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일을 겪으니 정말 견디기가 힘들었다. 뭐 시원하게 탕진이라도 하면 돈이 없어도 억울하지나 않을텐데, 쓰지도 않았는데 잔고가 다시 0이 되니 정말 황망할 다름이었다. 하지만 이미 없어진 돈은 돈이고, 나는 다시 0부터 꾸준히 모았다.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하지만 가계부를 쓰다보니 내가 아무리 열심히 모아도 이렇게 쌓기만 해서는 큰 자산을 모으는게 어렵다는걸 정말 뼈져리게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유투브에서 각종 재태크 관련 영상을 찾아보게 되었다. 온갖 부업으로 돈버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절약하는 방법, 주식투자, 부동산투자까지 정말 많은 영상을 봤는데, 이중에 부업이나 부동산은 거의 실천하지는 못했다. 절약하는 방법 중 도움이 많이 됐던 것은 광역알뜰교통카드였는데,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가계부를 쓰기 전까지는 굳이 교통비에서 한달 만원정도 절약하는게 큰 의미가 있나? 생각했다. 사실 만원을 아껴도 기분 좋다고 맛있는 음식 한번 사먹으면 사라질 돈이니 괜히 귀찮은 짓까지 하면서 아낄 필요성을 못느꼈던 것인데 가계부를 쓰면서 어디서든 돈나갈 구멍은 줄이고 돈 들어올 구멍은 늘리고 싶은 욕망이 커지다보니, 올해부터는 나도 이 카드를 사용하게 되었다. 덕분에 5~6만원 정도하는 교통비에서 1만원 정도는 매월 돌려받고 있다. 어차피 매일 출근하며 내야 하는 돈이면 작은 노력으로 이렇게 아낄 수 있는건 큰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절약 외에도 주식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나에게 주식은 손대면 망하는 거의 도박중독에 가까운 악습관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주변에서 그런 경우를 봐서 더 편견이 굳혀졌었는데, 작년부터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주식시장이 요동치면서 너도나도 주식을 시작하고 심지어는 평범하게 길을 걸어도 마주치는 행인들이 주식이야기 하는 것만 들릴 정도로 다들 주식하는 분위기에서도 나는 겁이나서 엄두를 못내고 있었다. 일단 주식을 시작할 만한 목돈도 적금이니 예금이니에 다 묶여 있었기에, 별 생각없이 지내왔다가, 가계부를 쓰고 재태크 영상들을 찾아보면서 전에 몰랐던 연금저축펀드, ISA, IRP 등등의 용어를 알게 되고 공부하다보니 마냥 겁만 낼 것이 아니라 한번 쯤 직접 해보자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렇게 미래에셋증권에서 처음으로 증권계좌를 개설해보고, 같이 재태크 공부하는 친구와 함께 공모주에도 도전해보았다. 공모주는 조금 늦게 빠지긴 했지만 익절하면서 끝냈데도 너무 급변하는 주가를 보며 스트레스 받는 바람에 이건 내가 갈 길이 아니라는 것이 첫 감상이었다. 그래도 기왕에 증권사 어플도 깔고 계좌도 열었으니 삼성전자를 10주 모아보자는 마음으로 사보았다. 하지만 그때는 삼성이 9만전자에서 8만으로 내려온지 얼마 안됐을 때였고 주식을 정말 몰랐던 나는 어차피 주식은 장기투자가 답이다! 라는 어디서 겉핥기로 배운 지식만 가지고 지금 좀 비싸도 들고 있으면 이것보다 우상향 하지않을까? 하면서 과감하게 몇 주를 샀다... 그 뒤에 자꾸 가격이 내려가는 통에 아쉽긴 했지만 딱히 팔 생각도 없어서 그냥 계속 들고 있으면서 싸질 때마다 조금씩 더 사모아 8주가 되었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다시 가격이 올라서 이른바 물타기를 해낸 것이 되었다. 하지만 가격이 올라버린 탓에 10주는 못모아서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은화 한 닢...

 

이렇게 우량주도 조금 사보고, 그 뒤에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좋다고 하는 해외 ETF를 연금저축펀드와 ISA계좌에서 매수해보기도 했다. 일단 딱히 이렇다할 종자돈을 모은 상태도 아니기에 그저 새액공제 계좌 구실이나 해보라며 돈을 조금 넣어 뒀는데 이걸 그냥 현금으로 둘 수도 없으니 종류별로 조금씩 여러개를 사본것이다. 덕분에 배운 것도 있고, 조금 덜 겁내면서 투자를 해보게 되었다. 원래는 그냥 현금으로만 방치하고 있던 퇴직연금계좌의 돈들도 혼자 열심히 어플을 뒤져보며 ETF매수와 펀드로 투자에 도전해보게 되었다. 원래는 퇴사하면 바로 현금으로 받는게 좋지 쓸데없이 돈을 묶어버린다며, 투자같은건 귀찮게 왜 시키냐 그냥 냅둬야지 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참 아쉽긴 하다. 일찍 해봤으면 더 좋았겠지만 어쨋든 지금이 나에게는 가장 빠른 순간이니까 이래저래 공부해가며 자산이 과연 늘어날지 지켜보는 중이다. 

 

3. 런데이 어플을 깔았다. 토스 만보기도

 

런데이는 운동에 관심있고 러닝을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바이블에 가까운 앱이라고 알고있다. 나도 주변의 친구들이 함께 운동하자며 계속 권했던 어플이었는데, 어느순간부터 운동을 지독히도 꺼리게 된 탓에 이 어플을 깔기를 계속 미뤄왔다. 하지만 8주의 러닝코스에 도전하는 친구들을 보며 나도 결심이 서서 드디어 깔고 도전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처참히 망해버렸다. 러닝 후에 잘 쉬어주라는 런데이의 말은 귓등으로 듣고 일주일에 3회 달성이라는 잘못된 달성목표에 집착해서 연달아 달리거나 무리해서 달리는 바람에 자주 탈이나고 쉬었다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을 반복하다가 지쳐버린 것이다.

 

나중엔 결국 포기 상태가 되어서, 달리기는 영영 안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플을 살펴보던 나는 여기에 걷기 항목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대신 매일매일 걷기 시작했다. 달리기를 꾸준히 하기 힘들다면 차라리 몸에 덜 무리가 가는 걷기를 매일 하는 것이 나에게는 맞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렇게 걷기 하나는 정말 꾸준히 해준 덕분인지 올해 건강검진에서 매우 결과가 좋게 나왔다. 일반검진이라 자세한 것은 알 수 없기는 하지만, 사회생활 시작이래 좋은 적이 없었던 피검사가 모두 좋게 나온 것이었다. 특히 직전의 건강검진이 오랜 운동부족의 생활습관과 하루종일 앉아서 보내는 사무실 생활로 인해 정말 안좋게 나왔어서 정말 기뻤다. 물론 식습관에서도 노력하긴 했지만, 매일 걷는 습관이 없었다면 정상범위로는 들어오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래는 코앞에 있어도 일년에 열 번도 안가던 공원을 매일매일 가다보니 산책도 좋아하게 되었다. 약속없는 주말에 집에 하루종일 있다보면 몸은 편해도 마음이 울적해질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 벌떡 일어나서 공원을 한참 돌다 오면 기분도 가벼워지고 사고도 조금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걷기가 익숙해질 무렵에 유투브에서 토스에서 곧 이자율이 빵빵한 통장을 만들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마침 곧 적금과 예금이 만기가 되어 나올 목돈들을 예치해둘 파킹통장도 마련할 겸 전에 앱태크 영상에서 봤던 토스 만보기나 해볼까 싶어 토스 어플을 깔게 되었다.

 

원래는 런데이에서 걷기코스를 완료하는게 목표였지만 여기에 토스만보기가 더해지면서 하루 만보 걷기가 목표에 추가되었다. 만보를 채우기 위해서는 따로 시간내서 공원 한시간 걷기 만으로는 조금 모자라지만 원래 지하철에서 버스로 환승해서 3정거장 가는 길을 그냥 걸어서 집까지 가면서 채우기로 했다. 사실 이건 그전부터도 모자란 운동량을 채우기 위해 하던 일이라 그리 어렵지도 않았다. 하다보니 알게 된 것이 집까지 가는 길이 번화가 이다보니 토스만보기 미션장소들을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아도 다 들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미션장소는 대부분 식당이나 카페 편의점같은 곳이 많은데 원래의 나라면 퇴근길에 간식거리나 사러 들리기도 하는 장소들이지만 20원 벌려고 거기까지 갔으면서 거기서 돈을 쓸 수 없다는 강한 결심이 생겨, 간식에 쓰는 돈도 줄고 안좋은 간식습관도 줄이게 되었다.

 

이 두 어플 덕분에 평소 하던대로 걸어도 나는 140원을 매일 벌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걸 매일 다 해낸 것은 아니고, 가끔은 그냥 버스타고 집에 간적도 있고, 미션장소가 맞지 않아서 다 들리기를 포기한 적도 있다. 그래도 그냥 평소처럼 걷는데 돈이 생기니 걸을 때 더 즐거울 이유가 생기긴 했다. 이것도 좀 더 빨리 시작했으면 얼마나 많은 돈을 모았을까 아쉽긴 하지만, 올해의 성과만 해도 퍽 만족하는 편이다. 조만간 어렵지 않은 다른 앱태크들도 도전 해볼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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