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운동을 시작했다

 

2021년도 말부터 복싱을 배우기 시작했다.

 

 연말보다는 연초가 뭔가를 시작하기에 좋겠지만 너무 연초에 모든 도전을 밀어 넣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 반 그리고 쓸데 없는 고민 없이 바로 결제를 해야 시작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상담 받은 다음 날 퇴근길에 들러 바로 결제를 했다.

다른 체육관은 어떻게 커리큘럼이 짜여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다닌 곳은 총 50회의 초보자 코스가 있고 주말에는 무조건 휴관, 주중에는 원하는 만큼 출석하면 되는 방식이었다. 회당이 아니라 월 회비로 결제되기 때문에 3개월 과정이면 초보자 과정은 수료하겠지 하고 결제했는데 결과적으로 후에 회비가 올라서 잘했다고 생각했다.

 

 2021년도부터 꾸준히 걷기를 했기 때문에 아주 쓰레기 몸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걷기는 그냥 인간의 기본 소양일 뿐이고 복싱 스텝을 배운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양 쪽 정강이에 고통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딱히 어디에 부딪힌 것도 아니라서 계속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관장님에게 상담했더니 피로골절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진지하게 정형외과에 가야하나 했는데 미세 골절이라 과하게 움직이지만 않으면 될거라며 뛰는 동작을 반복해야하는 원스텝 대신 한 발 씩 이동하는 투스텝으로 모든 자세를 익히기 시작했다.

완전히 휴식을 가진게 아니고 운동을 완전 포기하고 쉬어버리면 습관을 만들지 못할 것이라는 관장님의 제안으로 인해 투스텝으로도 계속 운동을 해서 그런가 자세 연습은 가능했지만 통증이 완전 사라지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설상가상으로 초보자 과정이 거의 끝나갈 때 쯤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체육관에서도 물 마실 때 빼면 마스크도 안벗고 나름 조심했는데 회사에서 옮아버려서 달리 방법이 없었다. 꽤나 몸이 축나기도 했고 전염에 대한 공포도 있어서 한달 정도는 족히 쉬었던 것 같다. 이후 다시 복귀해서 무사히 초보자 과정을 수료하고 그 뒤에도 하던대로 기초를 연습하고 콤비네이션을 매일 다르게 해가며 운동했다.

 

 그러다가 중간에 회원들이 많아지면서 체육관을 늘리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체육관마다 프로그램을 달리 하게 되어서 수료자들을 위한 체력단련 과정을 들을지 아니면 콤비네이션 위주로 할지 정해야 했다. 나는 코어나 근력이 부족해서 자세가 자꾸 무너지는 것 같아서 체력단련 과정을 들으려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의 체육관과 신설 체육관을 계속 오가고, 바뀐 프로그램에 적응하고 새로운 코치에게 훈련 받는 등의 변화를 계속 겪어야만 했다. 변화가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었지만 회사에서도 그즈음 스트레스 받을 일이 계속 생겼는데 그 와중에 계속해서 적응을 새로 해야하고 그런 부분이 점차 피로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체력단련 프로그램에서 내 깜냥보다 과하게 운동을 하다가 심하게 근육통이 와서 팔을 어깨보다 높이 들 수조차 없게 되었다. 일주일정도 지속된 통증 때문에 병원까지 다녀오자 이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실 복싱은 격한 운동이라서 체중 감량에 대한 기대도 있었는데 중간에 코로나를 겪으며 식이에 대해서도 흐지부지 되고 (하지만 사실상 먹는건 똑같이 식단 할 때처럼 먹음 그냥 귀찮아서 다이어트 간편식을 선택한거라) 계속 되는 야근으로 빠지는 일도 많다 보니 체력이 붙거나 살이 빠지는 성과보다는 운동을 매일 가야하는 강박 때문에 스트레스만 받는 날들이 늘어났다. 그래도 중간에 쉬면 다시 운동을 시작하기 더 힘들거라는 생각(이거도 강박인듯...) 때문에 꾸역꾸역 나갔었는데 11월에는 정말 주에 3회도 나가기 힘들 정도로 일이며 사생활이며 바빠져서 그냥 쉬게 되었다. 

 

 이제와서 말이지만 그냥 그만두고 싶어졌던 것도 맞는 것 같다. 겨우 친해졌던 스텝들이랑은 서로 다른 체육관에 있게 되면서 보기 힘들어지고 그나마 재미를 느끼던 콤비네이션은 수업 내에서 비중이 적어지고 체력단련은 단체수업이라 주변 사람들 따라하다가 뱁새 가랑이 찢어져버리고...

게다가 복싱은 결국 격투기라서 기본기 이후에는 스파링이 필수인데 이부분이 나에겐 너무 안맞았다...안맞는데 수업에서는 계속 강요 당하니까 스파링 있는 날은 너무 고통스러웠음... 사실 스파링이라고 해도 맞아가며 하는 일은 전혀 없고 대부분 허공에 휘두르거나 일방적으로 나만 때리는 수업이었는데도 ..ㅠ

 

 어쨋든 겁도 없이 처음해보는 복싱을 일년 가까이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일년에 훨씬 못미치겠지만ㅋㅋㅋ) 했다는거에 만족한다. 살도 좀 빠졌었고...(과거형인 이유는 아마 지금은 좀 쪘을거라서) 얘기 하다보니 그냥 운동하기 싫어져서 그만 둔것 같지만 (사실 맞음..) 체육관에 가면 운동하는 시간이 2시간 정도 되는데 퇴근 후에 운동말고는 아무것도 안하게 되어서 새해에는 좀 우선순위를 바꿔 커리어쪽에 시간을 쏟아야 겠다는 생각도 컸다. 말은 이래놓고 아직 어떻게 해야할지는 못 정했다.

그래도 퇴근하고 외부에서 뭔가 하면 그 일에 집중이 가능하다는 건 알았으니 어떤 일을 어디서 할지만 정하면 될 것 같다.

 

아마도.....?

 

운동도 당연히 계속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복싱을 다시 다닐지 아님 새로운 운동을 할지는 고민 중.... 


2. 코로나에 걸렸다

 

코로나에 걸렸다는 건.....사실 특별히 이야기 할만한 것은 없다. 본사에서 온 사람들이 단체로 코로나 감염이 된 상태로 우리 사무실에 왔었고, 그후 나를 포함한 몇몇이 감염되었다. 이틀정도는 크게 앓고 그 이후에는 방에서 좀처럼 나가지 못하고 (부모님이 철저하게 격리 시켰다.) 히키코모리처럼 방에서 2리터 생수병을 매일매일 들이키며 밥먹거나 자거나 컴퓨터만 했다. 마침 2월에 출시한 엘든링을 할 수 있어서 딱히 답답함은 못 느꼈던 것 같다. 오픈월드 세상 속에서 실컷 여행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격리 해제 전 며칠은 업무가 많아서 재택근무를 했다. 이전에 재택근무가 몇번 있어서 그나마 갑작스런 격리에도 재택은 무난하게 가능했었다. 하지만 난 집에서는 정말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라서 꽤나 고역이기도 했다. 

 


3. 블로그 챌린지에 도전하다

 

6월부터 시작된 네이버 블로그 챌린지 2탄 주간일기를 참여했다.

 

사실 1탄 때 도중에 중단 된 것도 마음에 안들고, 그나마 참여했던 블로그 중 하나는 조건 하나 틀렸다고 아예 인정이 안되어서 꽤나 빈정이 상했기 때문에 안해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블로그를 다시 시작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제대로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 연습삼에 주간일기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품도 쪼오금 기대를 하긴 했었지만 ㅋㅋㅋㅋㅋ 결국 하나도 얻은건 없었다. 5만원 조차 당첨 되지 않음.

하지만 참여 인원이 꽤 많았어서... 애초에 기대를 안하는게 좋았던 것 같다.

 

그래도 원래 취미로 블로그를 하던 시절보다 더 주기적으로 업로드 했던 건 좋은 경험이 됐다. 평소에 게을러서 주말 외출도 별로 안좋아하지만 블로그에 쓸 거리가 필요하니까 최대한 여기저기 많이 다니기도 했고 사진을 열심히 찍어 기록하기도 하고 생각보다는 즐겁게 참여 했던 것 같다.

 

원래 이 블로그도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려고 만든 것인데 꼴랑 글 하나 쓰고 1년 넘게 방치한 꼴이 되어서 ㅋㅋㅋ

생각보다 작은 것이라도 시작할 계기가 꽤나 중요한 것 같다...

 

꽤나 쌓인 주간일기는 가끔가다 다시 읽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있다. 다만 예전에는 블로그가 일기인게 당연한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은 다들 정보성이 많고 재태크 수단으로 많이 쓰이다 보니 다들 일기로 유입되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고 예전부터 블로그를 하던 친한 사람들이나 좀 들어와서 봐주는 수준이었다.

 

티스토리든 네이버든 블로그를 다시 제대로 시작하게 된다면 그때도 나는 유입을 위해 정보를 쓰는 것 보다는 그냥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절주절 쓰는 블로그를 하게 될 것 같지만 일기보다는 좀 더 주제를 가지고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에서는 주간 일기는 좋은 연습이 되었다.

 

4. 습관을 유지하다

 

뭐 대단한 습관은 없지만 작년에 만들었던 습관 중에 몇 개는 지속 중이다.

 

일단 어플을 이용한 가계부쓰기...주말에 몰아쓰는건 여전하지만 꾸준히 쓰고 있다. 기록만 하고 계획에 맞춘 지출은 그다지 이루지 못하고 있지만 ㅋㅋㅋㅋ 파킹 통장이나 캐쉬백을 주는 지역화폐들을 이용해서 쏠쏠하게 작은 돈을 돌려 받기도 하고 나름대로 잘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새해에는 지출은 줄이고 수입원은 늘리는 것을 목표로....(매해 보는 새해목표)

 

두번째로는 걷기. 복싱을 시작하면서 따로 시간내서 걷는 일은 줄어들었다. 런데이 어플을 켜서 걷기 기록하는 일도 덕분에 안하게 됐는데 대신 토스 만보기는 꾸준히 하고 있다. 하지만 만보기에서 방문 포인트를 주던 장소들이 대폭 줄어서 이제 집까지 걸어오기만 해도 백원 씩 줍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노잼....) 걷기도 주기적으로 하는 일이 줄다보니 만보기 자체도 자주 까먹고...

대신에 주말에 산책 나가는 것은 복싱이나 다른 운동과는 상관없이 취미생활이 되었다. 집 근처에 큰 공원이 있기도 하고 걸으며 생각 정리 하거나 그냥 멍하니 계절감을 느끼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져서 주말의 하루는 꼭 나가고 있다. 복싱을 쉬면서 요즘은 평일에도 자주 걷고 온다. 너무 춥고 어두워서 그냥 걷기에만 집중하고 들어오지만...그것만으로도 좋은 것 같다. 

 

어째 쓰고나니 죄다 주말에 몰아 하는 일 같다. 평일에도 퇴근 후 시간을 알차게 쓰고 싶어서 항상 고민 중이다.

 

새해에 새롭게 만들고 싶은 습관은 저녁에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블로그 쓰기, 소비만 하고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 쓰기가 있다... 사실 매해 소망이라서 새삼 쓰기가 민망하네... 

그리고 무엇보다도 커리어 쪽으로 노력하기! 이직을 하든 전직을 하든 올해는 진짜 제대로 된 새 포폴을 만들고 싶다...

 

이 글 다음에 또 내년의 한해 돌아보기 글이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2022년 고생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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